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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론 | [보도자료]'새터민 축구단'이 사는 세상
작성자
관리자
날짜
09-11-25 14:42
조회수
7,951

본문

'새터민 축구단'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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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과 북한은 그 동안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도 스포츠, 그 중에서도 축구로만큼은 하나였다. 특히 최근에는 안영학, 정대세 같은 북한 국적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거나 한국 언론을 통해 재조명되기도 한다. 축구공만으로도 부쩍 가까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자가 서울에 위치한 여러 새터민 축구단을 취재했을 때, 그들은 외로움을 이겨내고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화합’을 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단 중 하나로 축구를 선택했다. 매 주말마다 모여 서로의 힘듦과 기쁨을 나누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방안으로 축구만한 게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방화 6복지관의 정은주 팀장은 남성 새터민들이 축구를 선택하게 된 것이 필연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탈북 이주자들 중에는 여자 비율이 더 많다. 이런 관행이 지속되다보니 여성 새터민들을 위한 여가 활동은 다양해졌다. 그들은 남한 주민과 모여 김장을 담근다던가, 손쉽게 할 수 있는 꽂꽂이, 댄스 스포츠 등을 이용한다. "여성 탈북 이주자들에 비해 남성들이 자체적으로 즐길만한 문화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여가라고 해봤자 같이 술을 마시는 정도다. 그런데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를 하다보면 몸도 건강해지고 덩달아 정신도 건강해진다. 몇 번 차다보면 재밌다고, 또 일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새터민 축구단 강서FC(방화 복지관)의 정의성 감독은 새터민들이 축구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 사회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처음에 제가 강서FC를 만들려고 생각했던 것도 축구를 하다보면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문화도 틀리고, 말도 틀린데 하루라도 빨리 배워나가야 한다. 그래서 몇 명씩 끌어 모은 것이 클럽 구색을 갖추게 되고 지금 강서FC가 만들어졌다".

 

노원의 경평 축구단은 일년에 두 번 정도 캠프를 떠나면서 자체적인 화목을 도모한다. 그래도 주목적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지역 안에 있는 축구 팀들하고 조인해서 친선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한다. 다른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주말마다 자체 게임을 할 경우도 있지만 왠만해서는 사전 연락된 클럽들과 정식 시합을 치른다.

 

새터민 클럽은 서울에만 4~5개가 있다. 비록 금강산 축구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평화 축구단이 없어진 지 오래지만 노원의 경평, 방화의 강서FC는 여전히 건재하다. 두 클럽은 모두 3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중인데, 근 2년 넘게 클럽이 운영되면서 회원수가 증가했다. 새터민 축구단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해들은 탈북 이주자들이 축구단에 모여들고 있다는 증거다. 입 소문은 빠르게 옆 동네로 퍼져나갔고 현재 가양 7복지관에서는 또 하나의 새터민 축구단이 탄생을 앞두고 있다.

 

가양 7복지관의 김경숙 팀장은 새터민들의 계속된 요청에 의해 클럽이 창단됐다고 말했다. "그 전부터 새터민분들이 모여 축구를 해왔다. 그런데 어느날 그 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클럽을 창단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유니폼도 맞추고 정기적으로 상대팀을 만나 공을 차고 싶다는 뜻이었다. 방화 복지관에서 강서FC로 공을 차기 위해 원정길을 다니시는 분들이 불편했던 것도 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래서 회의 결과 클럽을 창단하기로 했다. '두만강 축구단’은 11월 29일에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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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축구단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 팀들과의 '축구 한판'만큼 좋은 게 있을까. 그들은 지역 축구단들과 함께 땀을 공유하고 있었다. 지난 해에는 연예인 축구단과 친선경기를 벌인 적도 있다. 이를 취재한 K기자는 <스포탈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북에서 운동했던 분들이 있다고 하지만 분명히 실력차이는 난다. 그래도 같이 하나가 되어 즐겁게 차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새터민 축구단은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못하다. 한국 사람들은 대게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선을 긋는 사람들도 있다.

 

K기자는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시선을 바꾸려는 새터민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새터민 축구단뿐만 아니라 새터민들은 소일거리라도 주는 걸 좋아한다. 우리사회에서 새터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눈길은 차갑다. 그럼에도 탈북자들은 그런 것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한다. 남한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는 것을 노리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터민들은 이제 더 큰 목표를 향해 정진하려 한다. 강서FC처럼 부산, 진해 등지로 친선 원정 경기를 떠나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새터민 축구단은 복지관의 도움없이 자조적으로 경기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클럽을 운영하고 싶다는 뜻도 어필했다. 복지관이 연결되어있으면 스폰서 같은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는 걸 의식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 방현종씨는 "우리는 경평 축구단이 자조적인 클럽으로 변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약간의 지원을 하겠지만 앞으로는 클럽 스스로 자립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주 팀장도 한마디 거들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새터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나친 관심이 아닌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거다”.

 

새터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축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운 만큼 축구를 통해 자신들의 자립심을 키워나가길 원할 뿐이었다.

 

글. 윤진만 기자

 

 

 

*  출  처

 

  스포탈코리아 | 기사입력 2009-11-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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